*하나하키병으로 기반을 뒀습니다.
*캐해석이 다를것으로 예상.
검붉은 잎이 사르르 떨어져 온 바닥을 적셨다. 본래의 무늬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잎은 그 수를 더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목구멍에서 막힐 듯하다가도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그 마저를 토해냈다. 이상하리만큼 꽃잎은 유난히 흑색을 띄고 있었다. 색은 점점 더 덧입혀져 본연의 색을 잃고 있었다. 바닥을 흠뻑 적시고도 그 갈증은 더 채워지지 않았다. 입에 가져다 대는 손길이 무척이나 급해보였다. 입을 틀어막고 방문을 걸어 잠그려는 손이 채 손잡이에 닿기도 전에 무색하게도 다른 이의 손이 방문을 열어젖혔다.
“......”
“...쿨럭.. 쿨럭.”
“이치마츠, 이게 무슨...”
“...쿠소마츠.. 저리.. 컥!”
잔뜩 굽어진 몸에서 뿜어져 나온 꽃잎은 그 수도 가히 방대했다. 온 방안을 덮은 검은 꽃잎에 멍하니 초점을 흐리다 그 시선은 다시 이치마츠에게로 옮겨졌다. 쿨럭. 미처 비집고 나오는 꽃잎을 막지 못하고 카라마츠의 옷으로 튀어버렸다. 꽃잎은 이상하리만큼 생생하고 검었다. 희미하게나마 물들었던 붉은 빛은 온데간데없었다. 힘없이 쓰러지는 몸을 벽 대신 단단한 몸이 대신 받쳐 들었다. 저 밑에서 차오르는 느낌은 물 흐르듯 아래로 흘러내렸다. 아니라고 치부해왔지만 감정은 속이지 못했다. 일 방향적 통행의 대가는 너무 가혹했다. 그 무엇보다도 욕망이 앞섰다. 미처 속마음을 내뱉기도 전에 욕정이 앞섰다.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검은 꽃잎들 사이에 둘은 파묻혔다. 어느새 닫힌 방문을 뒤에 두고 무작정 저를 받쳐주던 차남의 머릿칼을 움켜쥐었다. 그러곤 입을 맞댔다. 그리고 떼어졌다. 당황한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행동에 옮긴 뻔한 결과였다.
“뭐하는 짓인ㄱ..”
“망할 쓰렉마츠야.”
무심코 세워진 옷깃을 쥐고 그 면전에다 내뱉어버렸다. 힘들다고, 쓰레기야! 매일 토해왔어, 저 밑에 무지 깔린 망할 잎들! 제발 좀 알아쳐들어라, 쿠소마츠.. 말끝을 흐린 그의 얼굴은 절망에 찌들어 자존심 하나 없는 볼품없는 면을 비추고 있었다.
“...형제여.”
“......”
“힘들 땐 안겨야하지 않겠는가?”
다시 기침을 토해냈다. 그 아무것도 내뱉어지지 않았다. 품에 안긴 모습은 평온했다. 자연스레 혀가 설켰다. 뒷머리를 감싸고 더 깊이 자신을 집어넣었다. 그를 받는 것이 버거운 듯 숨이 가빠졌다. 안 그래도 깊은 미간이 더 일그러졌다. 입 안에 쏟아부었던 욕망의 한 구석을 꺼내어 눈을 마주했다. 그러곤 보기 싫다는 듯 미간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댔다. 인상 찌푸리지마. 미간을 문지르다 목덜미로 옮겨간 치아를 세워 혈관이 그대로 비치는 얇은 살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아읏...”
“하아..하아..”
그 작은 입에서 쏟아져 나온 검붉은 꽃잎 사이에서 욕정을 토해냈다. 내뱉은 꽃잎만큼 열기는 식지 않고 온도를 더해갔다. 그의 안에 모든 것을 쏟아버린 심산으로. 그렇게 꽃잎은 점점 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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