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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속박

[로우루] 속박 0

* 로우X2P루피

* 루피에 대한 묘사는 2P에 맞게 돼있습니다. (ex. 백발)





묵직한 공기 아래로 반사되는 빛으로 인해 더욱 하얗게 비춰진 백발의 부드러운 머릿결이 흩날린다. 누구라도 잠식되어버릴 것 같은 악력으로 그 가녀린 목을 조르고 있는 형상이 더욱 밝게 빛났다. 눈빛은 더욱 살기를 담고 그 살기로 인해 숨통이 끊기기 전에 먼저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하얗게 핏기가 가신 팔목을 잡은 여자의 손이 미처 무색해지기 전에 이미 생사의 기로는 확실해 진 것 같았다.

 

... ...”

날 믿은 네년이 잘못이지.”

 

한 번 더 힘을 가하는 순간 우둑- 다소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났다. 살고 싶어 발버둥 치던 몸부림이 멈추었다. 목 위에 선명하게 남은 자국위로 침을 뱉는 동시에 숨 막혔던 모든 상황은 끝이 났다. 참혹한 비극을 맞아버린 여자를 뒤로 한 채 현장을 나서는 그의 얼굴은 방금 숨통이 끊어진 여자의 모습이 무색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평온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주머니에서 꽤 오래된 것 같은 슬라이더 폰을 꺼내고 부드럽게 슬라이더를 올렸다. 자동으로 걸리는 전화에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엔 어땠나.”

감흥도 없었어. 정보는 1.”

수고했다, 루피. 당분간 일이 많아.”

 

알았다는 말과 함께 폰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새벽이슬이 내린 축축한 잔디 위에 올려진 폰을 힐끗 눈길 한 번 주고는 사건현장을 완벽히 빠져나왔다. 이제야 동터오기 시작하는 하늘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안면근육이 틀어질 것 같다.

 

 

 

 

 

 



 

사람이 또 죽었다더군,”

 

신문에 1면에 크게 장식된 주인공은 돈키호테귀족이였다. 귀족집안에서도 최상위권을 자랑한다는 돈키호테3번째 연쇄 살인에 전 세계가 들썩거렸고, 그에 따른 체제도 엄격하게 변해갔다. 드레스로자 시외 반경 1Km 접근금지를 시작해, 반대편 그랜드라인까지 돈키호테의 영향은 퍼져갔다. 그들은 각자 지역에서 주도권을 장악해갔고 그에 따라 무서움이 확산되버린 세계 경제는 무섭게 침체되어갔다.

 

요즘 분위기 총체적난국인데? 그래서 이번엔 누구야?”

살인범의 체액으로 추정되는걸 겨우 찾아냈어.”

 

오늘내로 상디가 결과표 보내주겠지. 검은 털 코트로 뒤뎦여 있는 몸을 소파에 맡기며 드러누운 그는 체념하듯이 중얼거렸다. 피곤하다며 잠시 눈을 붙이겠다는 그의 털 코트에서 굉장히 불쾌한 탄내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더니 이내 무서운 속도로 불이 붙어버렸다.

 

아니, 씨발. 담배꽁초 제발 털 코트에 갖다 대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요, 하트성애자 새끼야.”

로시난테 씨라고 부르라고 했을텐데.”

 

별 감흥도 없는 듯 초록머리의 한 사내가 털 코트에 물 한 양동이를 들이붓는 것으로 상황은 끝이 났다. 로시난테라 불리는 이가 가져온 문서를 훑어보던 얼룩무늬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남자는 어느 한 대목에서 열심히 굴러가던 눈동자를 고정시키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알라바스타 살인사건과 범행 방법은 동일하다고 추정, 확인된 바 없음.흐릿하게 찍힌 1달 전과 하루 전의 모습을 번갈아 살펴보던 그는 대충 결론을 지은 듯이 보였다. 들려있던 문서를 내려놓고 노트북으로 손을 옮긴 뒤 열심히 손가락을 놀렸다. 그리고 이내 흡족한 듯이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에게 시선이 향했다.

 

, 알아냈냐, 로우?”

몽키 D. 루피다. 밑에 살짝 찍힌 정수리를 보면 백발이야.”

 

미친 놈... 눈썰미 하나는 기가막혀요. 딱 봐도 누구 몇 명 좀 패봤을 법한 험상궂은 붉은 튤립머리의 유스타스 키드는 다시금 문서를 들어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게 어딜 봐서 정수리라는 거지, 저 미친 새끼가, 하는 경멸의 눈빛으로 로우를 쳐다보더니 다시 사진을 보았다. 이게 정수리면 내 머리는 튤립이다고 머리에 관해서만 정확성 100%의 예언을 남기고 밑으로 쳐진 블라인드를 올렸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걸 보고서야 배에 허기가 느껴지는 걸 알아차린 키드는 중국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 샤본디 본부실, 항상 먹던 걸로 주십쇼. 간단명료하게 끝낸 주문 뒤로 로시난테가 말을 이었다.

 

로우, 이번 그 녀석의 행적은 어디쯤으로 생각돼?”

제 예상이 맞다면 이번에 열릴 돈키호테 주최 콘테스트 홀이요. 근데 이번 사건 때문에 연기될지 취소가 될지..”

 

확신이 안서는 말임을 증명하는지 말끝을 흘렸다. 얼룩 모자를 벗어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시금 생각에 빠졌다. 보통 저렇게 있으면 굉장한 단서가 발견 된다는 걸 아는 동료들은 생각에 잠긴 로우를 뒤로 하고 문서를 다시 확인했다. 노스블루주 차기 간부 예정자 슈가’. 그녀의 취임식을 하던 중 침실에서 시체 발견

 

짜장면 왔는데 어떻게 할까요?”

으어어어어억!”

 

갑자기 놀래켜서 죄송합니다만 입구에 배달이 와 있길래 들고왔습니다.”

그래, 일단 먹고 시작하자.”

 

코라씨, 먹기 전에 저번 사건 문서 좀 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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