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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에이]불꽃놀이 To.탄산님

정루애 2015. 10. 10. 18:32

하늘 위에 피어난 꽃들은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들에게 보여지는 시간은 단 몇 초면 충분했다 하늘에 장관을 이루는 그 몇 초 만으로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충분한 시간 이였고 그 짧은 몇 초 사이에 셔터를 누르는 순간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하늘 위에 장관을 이루는 불꽃을 에이스와 같이 바라보고 있었다. 애인님이 북적거리는 인파들 사이에 끼어있는걸 꺼려하는 바람에 웬만해선 길거리 데이트를 나오질 않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엄청난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불꽃축제에 가자고 떼를 쓰는 바람에 대충 옷가지를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아니나다를까, 도착하자마자 욕을 내뱉었단다. 그 욕짓거리를 하면서도 어느 블로그에서 주워들은 명당자리를 찾기 위해 내 손을 잡고 계속 돌아다니다 겨우 잘 보일 법한 자리에 발 뻗고 앉았다. 그리고 불꽃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 말도 없이 하늘에 펼쳐진 광경을 감상하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 하늘에 수를 놓고 있는 불꽃을 쳐다보고 있었을 때 에이스가 갑작스레 손을 잡아왔다. 위로 향해있던 얼굴을 옆으로 돌려 에이스를 쳐다보았는데 평소의 장난기 서린 표정대신 어디서 보았는지 모를 아련함이 묻어나오는 얼굴을 하고선 나를 보고 있었다.

 

, 사보.”

?”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처음엔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어 멍하니 에이스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문득 에이스가 나에게 여기에 오자고 떼를 쓰던게 생각났다. 문서 작업에 막바진데 그렇게 까지 떼를 썼었던 필요가 있었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아, 그제서야 에이스가 불꽃놀이를 보러오자고 한 이유를 알았다.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했구나. 이러한 깊은 뜻이 있을 줄은 몰랐다. 나도 모르게 입가가 올라갔나보다. 왜 웃냐고 윽박지르는 에이스를 보고 그의 얼굴 가까이에 다가가려던 본능을 겨우 내리누를 수 있었다.

 

에이스.”

!”

나 오늘 문서작업 안해야겠다.”

 

이번엔 또 무슨 이유냐고 다시 윽박을 지르는 에이스를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집에 들어가서 할 일이 생겼다. 저렇게 예쁜 마음을 감히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잖아.